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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유사성(family resemblance)

 

옥스퍼드학파(또는 일상언어학파)에 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은 언어를 놀이(game)에 비유한다. 놀이와 마찬가지로 언어도 규칙을 준수해야 하며, 모든 놀이에 일종의 유사성이 있듯이 모든 언어에도 유사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유사성이란 언어 그 자체의 본질적인 특징에 근거한 동일성이 아니라, 언어 사용 과정에서 발견되는 일정한 형태의 동일성을 의미한다. 즉 언어는 언어 사용자인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실제 언어 사용 과정을 살펴보면 가족들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성과 같은 가족유사성이 발견된다는 것이다.

 

개버가이(gavagai)

 

원주민과 함께 언어학자가 숲을 걷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수풀에서 토끼처럼 생긴 이상한 동물이 뛰어나오자, 원주민이 "gavagai!"라고 소리쳤다. 이 말의 뜻을 모르는 언어학자는 어떻게 원주민의 외침을 이해할 수 있을까?

 

미국의 철학자 콰인(Willard Quine)은 수학자 괴델(Kurt Godel)의 불완전성 원리를 응용하여, 번역불확정성을 주장하였다. 즉 '개버가이'라는 말의 번역을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고, 존재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불완전하게나마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이론들이 제시되었다. 이른바 의미총체론(meaning holism), 언어의 노동분업(division of linguistic labor), 관용의 원리(charity principle) 등이 그것이다.

'의미 총체론'에서는 낯선 언어에 대하여 가능한 모든 속성의 단면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그 사용 규약이나 방식을 짐작해 나갈 수밖에 없다. 즉 그 사회 구성원이 갖고 있는 총체적 믿음이나 믿음의 그물을 바탕으로 관련될 법한 의미를 짐작하고 추정해 나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언어학자가 해야 할 일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실세계의 경험을 확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사회 구성원들이 갖고 있는 총체적 믿음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의의 단어가 가리키는 의미를 완벽하게 알아낼 수는 없지만 비슷하게나마 찾아낼 수 있는데, 이를 '믿음 고정하기'(fixation of belief)라고 부른다. 그런데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말뜻을 고정시켜 나갈 때에는 전문가의 지시나 안내가 필요하다. 이런 점을 Hilary Putnam은 '언어의 노동 분업'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전문가가 언제나 옳은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실세계에는 아무리 전문가라고 해도 선뜻 결정할 수 없는 경계지점에 놓인 대상들이 있게 마련이다. 이럴 경우에는 의미차를 조금씩 삭감하고, 다소 다르더라도 그 차이를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Donald Davidson은 '관용의 원리'라고 한다.

 

관련성 이론(Relevance theory)

 

Dan Sperber & Deirdre Wilson(1995:260~261)은 Grice의 협력의 원리(Cooperative Principle)와 하위 격률을 축소하여 관련성 이론(Relevance Theory)을 주장했다. 관련성 이론은 청자가 화자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관련이 있는 배경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가설로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원리로 이루어진다.

 

(1) 관련성의 인지적 원리(Cognitive Principle of Relevance)

인간의 인지는 관련성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다(Human cognition tends to be geared to the maximisation of relevance).

(2) 관련성의 소통적 원리(Communicative Principle of Relevance)

화자가 제공하는 명시적 자극을 청자는 최상의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Every ostensive stimulus conveys a presumption of its own optimal relevance).

 

관찰자의 역설(observer's paradox)

 

William Labov가 처음 사용한 말로서 언어학의 목적이 인위적인 관찰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언어를 연구하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관찰을 통해 언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incompleteness theorem)

 

오스트리아 출신의 수학자 괴델(Kurt Godel)은 아무리 많은 공리를 내세우더라도 참 또는 거짓을 판단할 수 없는 명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어떤 체계이든 그 내부의 모순성 또는 무모순성은 다른 체계를 이용해야만 증명이 가능하다. 즉 하나의 공리계가 완벽성을 입증 받으려면, 상위의 다른 공리계의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그렇지만 그 상위의 공리계도 운명적으로 다시 완벽성을 입증 받아야 한다. 완벽성의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흔히 이를 무한 퇴행(infinite regression)이라고 부른다. 무한 퇴행을 멈추게 할 방법은 우리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소위 '불완전성' 정리이다.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에는 '자기언급(self-reference)'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제1불완전성 정리] in any consistent formal system of mathematics sufficiently strong to allow one to do basic arithmetic, one can construct a statement about natural numbers that can be neither proven nor disproven within that system(기초적인 산술을 강력하게 허용하는 어떤 무모순의 수학 형식 시스템에서도, 그 시스템 내에서 증명될 수도 없고 반증될 수도 없는 자연수에 대한 문장을 만들 수 있다).

[제2불완전성 정리] any sufficiently strong consistent system cannot prove its own consistency(어떤 강력한 무모순 시스템도 그 자신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는 없다.)

 

괴델의 불완전성의 원리는 일찍이 프린스턴 대학의 오펜하이머(Oppenheimer)도 지적하였듯이 인간 이성 일반에 대한 한계를 명확히 인식한 것이다.

 

기억표상체계모형

 

“평소에 이타적이며 남을 돕는 데 앞장서는 여자라도 어두운 밤길에서 누군가 구걸을 하며 달라붙는다면 도망갈 것이다. 이를 스크립트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녀가 "어두운 밤길에서는 최대한 자신을 보호하며 속히 귀가하는 것이 안전하다."라는 신념에 의해 평소의 태도와 다른 행동을 보이는 ‘각본화된’ 상황이다. 이런 경우에도 태도-행동 간의 일치성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 김영석(2005:81)

 

인간의 두뇌 활동 과정에서 새로 입력되는 자극은 자극 그대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저장되어 있던 관련 지식과 경험을 활성화시켜 부호화한다. 즉 경험한 것을 뇌에 표상하여 다음 경험의 판단근거로 사용하는 것이다. 정보를 출력할 때에도 자극 정보와 관련이 있는 저장된 지식을 함께 활성화하여 인출한다.

 

스키마(schema)는 1932년 영국의 심리학자 프레드릭 바틀릿(Frederic C. Bartlett)이 처음 사용한 말로서, 텍스트의 생산 및 수용의 기초가 되는 배경지식을 뜻한다. 스키마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일상적인 의사소통 과정을 텍스트와 스키마의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그의 실험에 따르면 피험자들은 텍스트를 읽고 그것을 회상하여 말할 때, 원래의 이야기와 조금 다르게 말을 하였다. 피험자들이 새로운 텍스트를 접하면 이미 기억 속에 존재하고 있는 정보와 관련지어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구조를 ‘스키마타(schemata)’라고 불렀다.

스키마는 과거의 여러 경험이나 반작용의 능동적인 구조로 정의된다. 이는 경험의 단순한 수동적 누적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아니라 미래의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새로운 경험에 의해 그 자체가 변용될 수도 있는 역동적인 구조이다. 스키마는 유기체가 환경을 이해하는 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스키마를 가짐으로써 복잡한 외부세계를 질서정연하게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스키마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처리하는 일종의 행위 통제의 매커니즘으로서, 삶의 경험에 대한 각 개인의 지각패턴이 다른 만큼 스키마도 다를 수밖에 없지만, 사회화 과정이 유사하고 문화적인 조건이 동일하므로 어느 정도 공감대 형성이 가능하다.

스키마에는 대상, 상황, 사건, 행위 등에 대한 도식이 있는데 이렇게 동원된 스키마의 총체가, 말하자면 입력자극에 대한 해석이 된다. 이러한 도식의 구조적, 처리적 특성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키마에는 slot 또는 variable이라는 변수들이 있다. 이 변수 항에는 그 변수 항의 이름과 이 변수 항에 들어올 수 있는 정보에 대한 명세적 기술이 있다. 둘째, 도식은 다른 도식에 내포될 수 있다. 하나의 스키마는 다른 스키마의 하위 스키마로 내포될 수 있다. 셋째, 스키마는 모든 추상 수준에서 지식을 표상한다. 시각적 자극도 하나의 스키마로 표상될 수 있으며, 단일 단어 수준의 개념도 하나의 스키마로 표상될 수 있고, 복잡한 사건계열도 상위추상 수준의 스키마로 표상될 수 있다. 넷째, 스키마는 사전적 지식보다 백과사전적 지식을 표상한다. 다섯째, 스키마는 정적인 구조가 아니라 동적인 재인 기구로써 입력 자극과 스키마가 얼마나 잘 부합되는가를 처리하는 절차들을 내장하고 있다. 이러한 해석처리 과정을 통해 여러 스키마가 활성화되어 교차한다.

 

스키마의 단순한 형태인 스크립트(scripts)는 1977년 로저 생크(Roger C. Schank)와 로버트 앨버슨(Robert P. Abelson)이 처음 사용한 말로서 시공간적 맥락에 적합한 행위의 정렬 순서를 뜻한다. 즉 스크립트는 하나의 사건을 구성하는 예측 가능한 행위와 그 행위의 순서에 관한 정보를 조직하는 정신적 구조이다.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 구성되는 스크립트 지식은 일상적 상황이나 상호작용에 대해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유 지식에 대한 개념틀을 제공한다. 사람들은 일반적인 스키마 또는 스크립트를 통해 하나의 시간에 대한 지식을 표상한다. 공유된 스크립트는 사회적 관습이나 관행이 되기도 한다. 대체로 사람들은 고정된 스크립트를 지니고 있으며 이에 의해 이해하고 추론하며 기억해 내는 특성을 보인다. 그런데 Schank는 스크립트가 너무 단순한 도식 개념이며, 사전에 고정된 형태로 구조화되어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전자에 대해 보다 보편적이며 동기적 요인이 가미된 Plans이라는 도식을, 후자에 대해 필요할 때 비로소 기초적 자료 요소들에서 도출될 수 있는 MOPs라는 도식을 제시하였다(Schank, 1980). MOPs(Memory Organization Packets)는 정형화된 사건계열에 대해 물리적 사건계열, 사회적 사건계열, 목표 등으로 이루어진다.

 

프레임(frames)은 인공지능 분야를 개척한 MIT의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교수가 1974년 ‘A Framework for Representing Knowledge’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인간의 지식은 기억 속에서 정형화된 상황을 표상해주는 프레임이라는 정적인 자료 구조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고 본다. 프레임이 어떤 상황에 필요한 정적인 틀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스크립트는 프레임이 제시하는 틀이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시간적 인과적인 계기성으로 나열되는가에 초점을 둔다. 스크립트는 사건/행위의 정형화된 순서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순서를 쉽게 예측할 수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프레임은 상황이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는가 하는 상황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스크립트는 이러한 정적인 집합을 어떤 순서로 진행할 것인가 하는 정보를 제공한다. 그리고 프레임의 정보를 어떤 순서로 스크립트를 구성할 것인가는 스키마에 의해 결정되며, 여기에는 텍스트 참여자들의 참여 목표와 계획에 의존한다. 집의 프레임은 부엌, 욕실, 거실, 침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물건 구입에 관한 스크립트’는 “구입할 물건을 결정한다 > 물건을 파는 장소를 물색한다 > 구입할 날짜와 시간을 결정한다 > 상점에 들어간다 > 물건의 위치를 확인한다 > 물건을 선택한다 > 계산대로 간다 > 값을 치른다 > 상점에서 나온다” 순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건 행위의 연속적 집합체이다.

 

스키마, 스크립트, 프레임 등이 추론, 이해 등의 과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지식덩이 구조는 지식표상 이론의 최종 대안이 되기 힘들다. 그 까닭은 이러한 고정된 구조란 너무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실제 지식을 사용할 때 드러나는 융통성, 맥락 의존성 등을 다루지 못한다. 특정 상황에 맞는 도식, 스크립트를 기억에 구조화시켜 표상한다면 표상해야 할 도식이 무한히 많아진다. 모든 가능한 상황이나 경우를 미리 다 고려해서 그에 해당하는 도식을 만들 수는 없다. 고로 필요한 것은 지식이 사용될 맥락에 맞게끔 융통성이 있는 표상구조이다. 즉, 도식과 같은 고착된 구조를 미리 갖고 있기 보다는 필요시에 그러한 구조를 구현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즉 특정 맥락에 따라 생성시킬 수 있는 구조가 표상구조로 필요하게 된다.

 

김영석(2005), 설득커뮤니케이션, 나남출판

 

 

대화공준(conversational postulates)

 

David Gordon & George Lakoff(1975)는 일상적인 대화에서 대화 공준을 이용하여 문자적 의미가 아닌 간접적인 의미 즉, 간접 화행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화분석(conversation analysis)

 

대화분석론은 1960년대 Harold Garfinkel이 주도한 민속지학적 방법론(ethnomethodology)이 모태가 되었으며, 1970년대 Sacks, Jefferson, Schegloff 등에 의해 체계화되었다(Schiffrin, 1994:232~281).

박용익(2008:7)에서는 대화분석론을 미국 중심의 경험주의적인 관점과 독일 중심의 기능주의적 관점으로 나누고, 전자는 말차례 바꾸기(turn taking), 대응쌍(adjacency pair), 수정 연속체(repair sequence), 선호 연속체(preference sequence) 등의 국지적인 현상과 대화의 형태적 측면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후자는 기능 단계(functional phase)와 대화연속체(sequence)의 원형(pattern), 대화유형학, 대화 전략 등의 전국적 현상과 대화의 기능적 측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험주의적 관점을 수용한 연구 가운데 말차례 바꾸기의 경우, 임규홍(2001:350)에서는 언어적 끼어들기와 비언어적 끼어들기, 겹치는 끼어들기와 겹치지 않는 끼어들기, 긍정적 끼어들기와 부정적 끼어들기, 화제 유지 끼어들기와 화제 전환 끼어들기 등을 체계화하였다.

또한 김순자(2000:72)에서는 남성 토론자의 경우 부정적인 말차례 끼어들기를 자주 시도하고, 여성 토론자의 경우 긍정적인 말차례 끼어들기를 자주 시도하며, 전체적으로 여성 토론자에 비해 남성 토론자의 말차례 끼어들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하여 시사토론 대화에서 말차례 끼어들기의 유형이 어떻게 실현되는지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Schegloff & Sacks(1973:295~296)에 따르면 대응쌍이란 대화의 최소 단위로서 화자와 청자가 주고받는 대화를 '소개+인사', '질문+답변' 등의 쌍으로 분석하는 개념이다. 즉 대응쌍이란 인접해 있는 두 개의 발화로서 서로 다른 화자에 의해 발화되며, 선행쌍(first pair parts)이 후행쌍(second pair parts)에 앞서는 일정한 차례로 유형화되어 있는 발화연속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대응쌍의 개념은 대화가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며, 대화에 관한 규칙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에 근거하여 시사토론 대화에 사용되는 대응쌍의 유형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한편 Levinson(1983:415)에서는 후행쌍을 선호 범주(preference organization)와 비선호 범주(dispreference organization)로 구분한다. 전자는 구조적으로 단순할 뿐만 아니라 주저하거나 체면을 위협하는 부정적 반응이 사용되지 않지만, 후자는 구조적으로 복잡할 뿐만 아니라 주저하거나 체면을 위협하는 부정적 반응이 함께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선호 범주 후행쌍을 즐겨 사용하는 것은 갈등을 피하려는 태도로 볼 수 있고, 비선호 범주 후행쌍을 즐겨 사용한다는 것은 갈등을 감수하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Levinson(1983:307)에서는 비선호 범주 후행쌍을 의미 있는 지연에 이어 비선호 범주 표지를 사용하거나 선호 범주 표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후행쌍을 가리키는 말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비선호 범주 표지로는 "글쎄, 뭐" 등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시사토론 대화에서는 어떤 비선호 범주 표지들이 사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편 독일 중심의 기능주의적 관점에서는 대화이동 연속체를 이원 연속체로 분석하는 대응쌍의 개념을 확대하여 삼원 연속체로 분석한다. 예컨대 '시작+반응'의 이원 연속체로 구성되는 관계 중심적 대화와 달리 과제 중심적 대화는 '시작+반응+의사확인'의 삼원 연속체로 구성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박용익(2001:146)에서는 Mehan(1979)을 인용하여 수업대화의 대화이동 연속체가 '시작+반응+평가'의 삼원 연속체로 구성된 것처럼 보이지만, 먼저 '시작+반응'의 대화이동 연속체가 하나의 인접쌍을 이루고, 이것이 '평가'와 결합하여 겹인접쌍을 이룬다고 분석한다. 이에 근거하여 시사토론 대화의 대화이동 연속체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체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대화분석연구회

 

대화양식(conversational style)

 

대화 양식은 연구자에 따라 'conversational style(D. Tannen, 1980)', 'communicative style(R. Lakoff, 1979)', 'communication style(R. Norton, 1983)' 등으로 용어를 조금씩 달리 사용하지만, 대화 방법상의 차이에 근거한 사회ㆍ문화적인 대화 습관이나 태도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Lobin Lakoff(1979)는 'style'을 '성격(character)'이나 '개성(personality)'처럼 개인의 총체적인 행동양식으로 규정한다. 실제로 우리는 사람들의 행동이나 옷차림 등에서 일관성(sonsistency)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style'이다. 이와 관련하여  Frederic Bartlett(1932)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낯선 상황에서 이전 경험에 근거하여 행동한다는 스키마(schema) 이론을 제시하였다. Deborah Tannen(1980a:1)에 따르면 말하는 방법 또한 개인의 행동양식으로서 일종의 스키마라고 한다. 아울러 Tannen(1980b:39)은 상황에 알맞은 언어적 표현(verbalization)의 몇몇 특징이 대화양식상의 개인적, 사회적 차이를 유발한다고 강조한다. 고정적 표현(fixity):새로운 표현(novelty), 화제 중심(focus on content):관계 중심(interpersonal involvement),

 

1. 고정적 표현 : 새로운 표현

모든 발화 또는 상황은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인식하는 프레임(frame)과 동일시될 수 있다. 그것은 어느 정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모든 발화와 상호작용은 공식적이거나

 

Deborah Tannen(1980a), Toward a theory of conversational style, Sociolinguistic working paper 73.

Deborah Tannen(1980b), The parameters of conversational style, Proceedings of the 18th Annual Meeting of the ACL.

 

대화장애(conversational problem)

 

일상적인 말하기 과정에서 화자의 안정된 몸과 마음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 조건이 대화 내용의 진실성과 대화 태도의 성실성, 대화 결과의 만족성 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화자의 몸과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대화 과정에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중증 언어 장애를 제외한 모든 대화 과정의 문제를 대화 장애로 처리할 수 있다. 대화 장애는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는데 이를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순 대화 장애는 진실성과 성실성 지수는 높지만 만족성 지수가 낮은 특징이 있으며, 장애가 발생하는 여러 요인 가운데 육체적인 요인으로는 피로나 질환으로 인한 부정확한 말소리, 어떻게 말해야 할지 적합한 말이 떠오르지 않거나 방금전까지 말하려고 했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상적인 기억 장애 등이 있다.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긴장으로 인한 대화 불안(communication apprehension), 말실수 등이 있고, 사회적인 요인으로는 지역 방언이나 사회 방언(은어, 비속어)의 사용, 표준어와 표준발음의 오용, 미숙한 대화 처리, 순진하거나 유치한 생각 등을 꼽을 수 있다.

단순 대화 장애 가운데 가장 폭넓게 나타나는 대화 불안은 대화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때문에 나타나는데, McCroskey(1986:171∼173)는 성격이나 유전적 요인에 의한 속성(traits)과 상황적인 요인에 의한 상태(states)의 상호 작용으로 설명한다.

속성적인(traitlike) 대화 불안은 유전적인 요인이 강하며 개인의 성격적인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상대방의 반응이나 대화 상황과 무관하게 모든 대화에서 항상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대화 불안의 지수는 유사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서 더욱 높게 나타난다. 청자 중심(audience-based)의 대화 불안은 상대방에 대한 친분 정도가 반영된 것으로 특정인과 대화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예컨대 친구보다는 윗사람이나 낯선 사람에게서 더욱 자주 대화 불안을 경험한다. 맥락 중심(context-based)의 대화 불안은 개인의 성격적인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특정 상황에서 항상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상황적인(situational) 대화 불안은 특정한 대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불안감이다. 공식적인 대화 상황이 엄격한 행동 규칙을 제시하고, 제한된 영역에서 활동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대화 불안 요소가 증가하며, 중요한 일이나 익숙하지 않은 일에서 더욱 많은 대화 불안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단순 대화 장애는 대화하면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일종의 실수이기 때문에 대화 과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화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일부 수정되거나 묵인되는가 하면 상대방에 의해 호의적으로 평가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복합 대화 장애는 진실성, 성실성, 만족성 지수가 모두 낮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으며, 장애가 발생하는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육체적인 요인에 의한 것은 대화를 정상적으로 나눌 수 없을 만큼 술에 취해 있거나 졸린 상태, 어떤 사실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상실 등을 꼽을 수 있다. 심리적인 요인으로는 대화하기를 피하는 대화 기피, 대화를 승패(win-lose)의 게임으로 생각하여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고 방식 등이 있고, 사회적인 요인으로는 욕설이나 극단적인 표현을 이용한 감정 드러내기, 이기적이고 비윤리적인 생각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거짓말의 경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사용하는 사회적인 거짓말(white lie)은 진실성이 부족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단순 대화 장애로 분류할 수 있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는 개인적인 거짓말(black lie)은 진실성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성실성이나 만족성을 지속적으로 줄 수 없기 때문에 복합 대화 장애로 분류할 수 있다.

 

김형주(2003), 설득하는 말하기에 나타나는 대화장애 요인, 겨레어문학28, 겨레어문학회.

 

 

문화소(Kulturem)

 

추계자(1995)는 Oksaar Els(1988)를 인용하여 특정 문화권 특유의 의사소통 방식을 문화소(Kulturem)라고 정의한다. 문화소란 행동으로 구체화되기 이전의 추상적인 의사소통 단위로서 언어, 비언어, 준언어, 메타언어 등 구체적인 행동소(Behaviorem)로  실현된다. 문화소는 문화권마다 각기 다르게 실현되며, 개인적인 편차가 있을 수 있다. 문화소를 연구하는 목적은 개별 화행과 연관된 문화적 특이성을 찾는 데 있으며, 이를 통해 '문화 구조'를 규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계자 역 Oksaar Els(1995), 문화소 이론, 부산대학교출판부.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ethnography of communication)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은 실제로 언어가 사용되는 현실을 간과한 채 추상적인 언어구조에만 관심을 가졌던 형식언어학이나 인간의 언어를 외면한 채 인간의 문화와 행동을 탐구했던 인류학 등으로부터 한걸음 나아가 언어와 사회, 언어와 문화의 관계를 관찰하기 시작하였다. 모든 문화에는 그 문화에 적합한 의사소통의 기본적인 규칙이 있는데, 주어진 상황에서 일어나야만 하는 행위, 일어날 수도 있는 행위, 일어나서는 안 되는 행위를 규정한다. 이런 규칙은 어려서부터 공식적이거나 비공식적인 사회화 과정을 통해 학습되며, 사회마다 조금씩 다르다. 따라서 특정한 배경에서의 적절한 언어 사용에 대한 규범이나 다양한 대화 스타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은 언어학자인 Sapir(1933)에서 시작되어 언어인류학자인 Hymes(1974)에 의해 체계화된 이론으로서 언어인류학의 한 갈래라고 할 수 있다(Schiffrin, 1994:137~189). 기본적으로 이 이론은 말을 하는 방법이 문화마다 다르다는 생각에 기초하여 언어사용을 사회적, 문화적 가치와 관련시키려는 연구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처음 Hymes(1962)는 '민속지학적 발화(Ethnography of Speaking)'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보다 일반적으로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Ethnography of Communication)'이라고 불린다.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에서는 말에 관한 해석 규칙을 공유하는 언어 공동체의 언어 목록(verbal repertoire)에 관심을 둔다. 언어 목록이란 특정 언어 공동체 내에서 규칙적으로 채택하는 언어 자원의 총체를 뜻한다. 여기에는 언어의 구조적 규칙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문화적 지식까지 포함된다(차배근, 1989:137~139).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의 분석 단위는 상황(situation), 사례(event), 행위(act)로 구분되는데, 우선 의사소통적 상황이란 의사소통이 일어나는 맥락을 뜻하고, 의사소통적 사례란 단일하게 통합된 구성 성분의 결합으로서 일정한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의사소통의 기본 단위를 뜻하며, 의사소통적 행위란 요청이나 명령처럼 단일한 상호작용 기능과 같은 말로서 언어 기호와 비언어 기호를 모두 포함하는 언어 행위를 가리키는 개념이다(왕한석 공역, 2009:34~36).

민속지학적 의사소통론의 주된 관심사는 의사소통의 유형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의사소통의 기능 및 범주, 태도 등을 유형화하는 것이다. 이에 근거하여 성, 연령, 직업에 따라 말하기 방식(ways of speaking)이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각각의 말하기 방식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찾아내고자 한다(왕한석 공역, 2009:14~15). 의사와 변호사의 말하기 방식이 다르고, 교사와 학생의 말하기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토론 참여자의 성별, 직업별 설득 방법의 유형이나 이들이 사용하는 어휘 목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민족언어학(ethnolinguistics)

 

언어가 문화를 형성하는가, 아니면 문화가 언어를 형성하는가? 언어형태는 문화형태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이는 일찍이 이상주의적 낭만주의의 전통을 따르는 독일 학자 Johann Gottfried von Herder와 Karl Wilhelm von Humboldt를 따르는 추종자들이 던졌던 질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인류언어학자 Edward Sapir와 Benjamin L. Whorf는 아메리카인디언 제어의 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발견했다. 실례로 아즈텍어에서는 '눈', '춥다', '얼음' 등의 개념을 하나의 낱말로 나타내는데 반해, 에스키모어에서는 '눈'을 나타내는 데만 여러 낱말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민족언어학은 문화권에 따라 언어가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심을 둔 언어학의 한 분야로서 언어학과 인류학의 학제간 협동 과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인류학자  Dell H. Hymes는 한 사회의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에게 어떤 언어형식으로 말할 것인가를 밝히는 분야를 '말하기의 민족지학'(ethnography of speaking)이라고 말한 바 있다.

넓은 의미로 사회언어학에 속하는 민족언어학은 의사소통 상황과의 관련하에 문화표현으로서 언어를 연구하고, 언어구조와 사회구조의 동형성(isomorphism) 문제에 중점을 둔다. 예컨대 멕시코 세니어 체계에서는 죽은 것이 사람인가 동물인가에 따라 '죽다'라는 동사를 달리 사용하는데, 이는 세계를 보는 그들 민족만의 고유의 언어 양식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외에도 민족언어학은 다른 언어사용 민족 간의 의사소통 문제, 또는 피지배 민족의 두 개 이상의 언어 사용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또 종교언어, 은어, 전문어 등의 존재는 여러 형태의 담화 중의 어느 한 선택만큼이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참고] Dell H. Hymes는 Chomsky의 언어능력(competence)이라는 개념이 너무나 한정적이라고 확신한 사회언어학자로서 '의사소통능력'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였다. 그에 의하면 유아가 3∼4세에 갑자기 발달하는 유아문법을 그렇게도 용이하게 서술한 Chomsky의 '규칙이 지배하는 창의성'(rule- governed creativity)은 언어의 사회적·기능적 법칙을 충분히 설명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의사소통 능력은 우리가 메시지를 전달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해주며, 특정 상황안에서 인간상호 간에 뜻은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우리의 언어능력의 한 면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Chomsky의 초기의 논문에서 본 바와 같이 인간내부의 구성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뜻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둘 이상의 개인이 행하는 뚜렷한 언어수행으로서 만이 검토될 수 있는 동적인 인간과 인간과의 구성개념이다.

 

 

보편화용론(universal pragmatics)

 

보편화용론은 John L. Austin의 발화행위이론에 영향을 받은 Jrgen Habermas(1984)에 의해 이론적 기초가 마련되었다. 이 이론은 언어를 사용하는 실용적 차원의 보편적 구조를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서, 언어행동의 규칙에 대해 화자들이 직감적으로 알고 있으며 숙달되어 있는 지식을 토대로 명시적인 지식의 형식으로 변형시키는 이론적 절차이다. 보편화용론의 목표는 자유와 정의, 진리의 이념이 우리의 의사소통행위 안에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대화상황에 나타나는 언어행동의 일반적 구조를 체계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한다.

하버마스에게 갈등이나 경쟁, 전략적 행동은 상호이해에 도달하려는 행위로 평가된다. 따라서 발화행위의 분석을 위한 출발점은 상호이해를 지향하는 화자의 청자의 상황에 달려 있다. 이처럼 상호주관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발화수반적인 힘은 청자가 화자의 발화행위를 수용하도록 동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여기에는 어떤 행위를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는가를 아는 충족조건과 왜 화자가 청자에게 자신의 의지를 부과하는지, 왜 청자가 화자의 요구에 복종해야 하는지를 아는 동의조건이 수용되어야 한다.

"표현의 발화수반적인 힘으로써 화자는 청자에게 자신의 언어행위에서 제시된 것을 받아들이고 그리하여 합리적으로 동기화된 구속에 응하도록 동기화할 수 있다."(1981:376)

이같은 동기화가 바로 상호이해를 가능하게 하도록 만드는 의사소통적 합리성의 원리가 된다. 따라서 화자와 청자는 상호이해에 이르기 위하여 자기가 말하는 명제가 이해 가능한 것일 것, 사실일 것, 규범적 맥락에 적합할 것, 표현에 있어서 진실할 것을 요구한다. 따라서 명제의 이해가능성, 진리성, 정당성, 진실성은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인 의사소통을 위하여 서로에게 제기할 수 있는 보편적인 타당성 요구이다. 이러한 발화수반적인 행위를 통하여 화자와 청자는 자신들의 의사소통에 대한 배경적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합의는 언제나 참되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허구에 기초하여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의사소통에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왜곡된 의사소통의 합의는 문제가 되며, 다시 타당성 요구가 자유롭게 논의될 수 있어야만 한다. 하버마스는 이러한 논의를 의사소통 행위와 구별하여 '담론'이라 부른다.

여기서 하버마스는 의사소통 참여자들이 언어행위의 동등한 기회, 타아성 요구를 문제삼고 반대할 동등한 기회, 자신의 입장과 소원을 표현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 명령이나 반대, 허락, 금지 등 규제적인 언어행위를 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가지는 '이상적 담화상황'을 그 기준으로 설정한다. 그는 이상적 담화상황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상적 담화상황은 경험적 현상이나 단순한 구문이 아니라 논의 내에서 불가피하게 서로간에 전제하는 가정이다. 이 가정은 비사실적일 수 있으나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사실적일 때마저도 그것은 의사소통과정에서 실제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는 하나의 허구일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하나의 기대에 대하여 이상적인 담화상항의 선취에 대하여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선취만이 우리로 하여금 실제로 도달된 합의에 합릴적인 합의의 요구를 결합하도록 허용하는 근거이다. 동시에 그것은 상호이해에 근거한 모든 합의가 의문시되고, 그것이 근거있는 합의에 대한 충분한 지표인지 검증될 수 있는 비판의 기준이다."(1984:180)

이상에서와 같이 하버마스의 보편화용론의 기본적인 과제는 언어행위의 의미와 타당성간의 내적 연관을 상호주관적 관계 및 사회적 행위의 관계 속에서 해명하고, 이와 같은 두 개의 주제를 언어행위의 합리적 재구성이라는 이론적 기획 속에서 통합적으로 해명하려는 의도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언어행위의 의이마 고독한 주체의 자기 관계는 또는 대상 연관 속에서 미리 형성되어 사회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언어행위의 의미 자체가 내부에서부터 사회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해명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분석철학(analytic philosophy)

 

분석철학자 가운데 Bertrand Russell(1872~1970)과 초기의 Ludwig Wittgenstein(1889~1951)은 언어의 구조가 세계의 구조를 드러내주며, 철학자는 언어분석을 통해 실재의 진상을 파악할 수 있다는 언어그림이론(언어모사이론)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분석철학자들은 이 이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일상언어가 결함이 있고 모호하다는 주장을 둘러싸고 몇몇 분석철학자들은 20세기의 기호논리학의 발전과 함께 일상언어 대신에 이상적인 언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상언어는 자연언어의 구조를 잘못 인식함으로써 생겨난 전통 철학의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되었다. 아울러 대부분의 분석철학자들은 귀납과 같은 특수한 철학문제에 관심을 갖거나 웅장한 형이상학적 체계를 짜맞추려 하기보다는 기억이나 인격의 동일성과 같은 개념을 검토했다. 즉 세계에 관한 정당한 믿음을 획득할 수 있는 길은 관찰과 실험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견해는 분석철학 내부의 2가지 중요한 흐름, 즉 논리적 원자론과 논리실증주의의 초석이 되었다.

1920년대 빈을 중심으로 활동한 빈 학파의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애매모호한 형이상학과, 확실한 지식인 과학을 분명하게 구별하기 위해 명제의 참·거짓을 검증하는 '검증가능성의 원리'를 제안하였다. 즉 형이상학의 명제는 과학의 명제와는 달리 직접 경험에 의해 진위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에 무의미하다고 본다. 이러한 태도는 1930년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인공언어학파'를, 영국을 중심으로 '일상언어학파'를 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후기 비트겐슈타인은 더이상 언어가 세계의 그림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그는 '말놀이'와 '삶의 형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언어를 새롭게 조명했다. 비트겐슈타인에 따르면, 언어는 놀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규칙에 의해 작동하며, 언어행위가 이러한 규칙에 따르는 행위라는 사실은 '사적 언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언어의 성격은 사용자인 인간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양식과의 연관 속에서 규정된다.

 

 

상호작용 사회언어학(interactional sciolinguistics)

 

상호작용 사회언어학은 언어와 사회, 문화가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이론으로 언어인류학자인 Gumperz, 사회학자인 Goffman, 언어학자인 Brown & Levinson, Schiffrin, Tannen 등에 의해 체계화되었다(Schiffrin, 1994:97~136). 이들은 언어 행위에 반영된 사회적 문화적 요소에 관심을 둔다.따라서 일상의 대화를 녹취하고, 언어 기호 외에도 준언어 기호와 비언어 기호까지 모두 전사하여 분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 가운데 Goffman은 면대면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관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체면(face)'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체면을 중심으로 대화 참여자들이 역동적으로 프레임(frame)을 구성하고 조율하는 일련의 과정을 프레이밍(framing)이라고 정의한다(이동은, 2000:18). 이때 체면은 이미지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Brown & Levinson(1987:60)에서는 근본적으로 의사소통 행위가 곧 체면 위협 행위(face threatening acts)임을 전제하며, 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전략으로 체계화하였다. 즉 체면 위협의 정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단계적인 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또한 Gumperz(1982)에서는 대화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개인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발화하고 해석하는 맥락 속에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지식을 활용하는 것과 관련하여 담화 전략(discourse strategy)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아울러 의사소통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맥락화 단서(contextualization cues)에 대해서도 강조한다(장윤상, 2007:207). 맥락화 단서란 대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맥락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에는 언어 기호를 비롯하여 준언어 기호와 비언어 기호 등이 포함된다.

 

상황의미론(situation semantics)

 

상황의미론은 'Jon Barwise & John Perry(1983), Situations and Attitudes, MIT Press.'로부터 시작되었다. 문맥(context)과 상관없이 문장의 고정된 의미만을 분석하는 진리조건 의미론이나 가능세계 의미론과 달리 상황의미론은 화자와 담화 상황의 관련성을 고려한다. 이는 Barwise & Perry(1983:222)의 다음 예문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Joe saw that Jackie was biting Molly.

 

위와 같은 상황에서 Molly가 Joe의 개일 때와 아닐 때, Joe의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즉 Joe의 태도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신념 편향(belief bias)

 

Jonathan Evans, Julie L. Barston, Paul Pollard(1983)는 사람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논리적인 규칙을 따르기보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행동한다고 말한다. 즉 주장의 논리성에 관계없이 그 주장이 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면 옳다고 수용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하는 것이다. 이는 긍정적 사례에 대한 확인 편향과 부정적 사례에 대한 무시 원리가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자기 내부의 인지적 부조화를 줄이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Patricia W. Linville & Edward E. Jones(1980)는 신념이 단순하게 구성될수록 태도가 극단적인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내부 집단의 구성원에 비해 외부 집단의 구성원을 대할 때 보다 극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러한 신념의 불일치에 근거한다. 이는 Cynthia M. Lusk & Charles M. Judd(1988)에 의해서도 입증된 바 있다. 요컨대 설득이란 Brembeck & Howell의 말처럼 논리에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용자의 내적 동기, 즉 신념에 영향을 받는 것이다.

 

김영석(2006), 설득 커뮤니케이션, 나남출판사.

 

 

언어사용역(register)

 

런던학파(London School of Linguistics)를 중심으로 문체론(stylistics)이나 사회언어학(sociolinguistics)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시간적, 공간적, 사회적 언어 체계의 변이형을 방언(dialect)이라 하고, 대화 상황에 따른 변이형을 언어사용역(register)이라 한다. 즉 언어사용역은 '언어 사용에 따른 변이형'을 가리키는 말이다. 실례로  미시건대학 인류학과의 Judith T. Irvine 교수는 '스포츠 아나운서의 언어'처럼 보다 제한적인 용법으로 사용되는 변이형을 '언어사용역'이라 하여 상위범주(superordinate category)인 'style'과 구분하였다.

한편 Michael Halliday(1964)는 언어사용자(user)와 관련된 변이형을 '방언'으로, 언어사용(use)과 관련된 변이형을 '언어사용역'으로 구분하였으며, 후자의 경우 담화 영역(field), 담화 방법(tenor), 담화 경향(mode) 등으로 세분하였다. 담화 경향이란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언어의 변이가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역할 거리(role distance)

 

"When a skating rink applied a strict dress code there were fewer accidents and less noise(L. Tharin, 1981).

 

"역할이란 전형적인 기대에 대한 전형적인 반응이다. 타린(Tharin)의 실험에서도 드러났듯이, 역할에 맞는 가면(persona)을 쓰면, 가면에 맞는 개성(personality)이 형성된다.

이와 관련하여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사회 구성원의 역할을 회전목마에 비유하여 설명한다(Encounters, pp.97-100). 즉 회전목마를 사회의 한 조직이라고 할 때, 조직에는 회전목마를 타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도 있고, 표를 받는 사람이나 회전목마를 조종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사회 구성원의 역할은 모두 다르다. 이들 개개인의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 이미지에 맞게 행동하기도 하지만, 사회적 지위를 고려하여 그러한 역할로부터 멀어지려고도 한다. 예컨대 회전목마를 타는 사람의 경우, 대체로 연령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기 마련인데, 나이가 많은 사람은 나이가 어린 사람에 비해 대담한 행동을 할 것이고,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이라면 대담한 행동보다는 낭만적인 행동을 할 것이다. 이는 자신의 지위를 고려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지위가 낮은 사람이 자신의 역할에 몰두하지 않는 것은 그러한 역할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다. 이처럼 역할 거리는 사회학적인 양면성(sociological ambivalence)을 띤다. 이는 사회적 지위와 역할의 구조에 따른 행동양식이며, 각 구성원의 태도나 믿음, 행동의 규범적인 기대가 모순되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옥스퍼드학파(oxford school)

 

19세기 후반 영국은 헤겔의 관념론에 영향을 받고 있었으나 케임브리지 학파의 일원이었던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l)과 조지 무어(George E. Moore)의 반론에 부딪혀 쇠퇴하였고, 이후 러셀과 비트켄슈타인의 초기 이론을 축으로 경험론의 전통 위에 논리와 형식언어를 중시하는 논리실증주의가 싹텄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무어에 영향을 받은 비트겐슈타인의 후기 이론을 축으로 빈 학파의 논리실증주의에 맞서 일상언어를 중시하는 일상언어학파(ordinary language school)가 등장하였다.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 후반에 걸쳐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옥스퍼드학파라고 부른다. 존 오스틴(John Austin)과 폴 그라이스( Paul Grice) 등이 대표적인 학자이다.

 

울타리표현(hedging)

 

울타리표현이란 원형 범주를 재구성하는 역할을 한다. 즉 자신이 언급하고자 하는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주석을 달아주는 것이다. 이를 범주의 재구조화라 한다. 울타리 표현 가운데 진실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표현으로는 "엄격히 말하자면, 전문적으로 볼 때, 전형적으로" 등이 있고, 자신의 진술 내용에 대한 정확성이 부족하거나 해당 진술에 대한 확신이 부족할 때, 그 진술에 대한 책임의 범위를 줄이기 위해 직설적인 언급을 회피하는 명시적 혹은 암시적 발화를 가리키는 울타리 표현으로는 "아마, 어림잡아, 확실하지 않지만, ~라는 점에서" 등이 있다. (1995:169)

 

노양진 나익주 역(1995), 삶으로서의 은유, 서광사.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

 

Noam Chomsky(1965:3)가 이상적인 모국어 화자의 '언어 지식'을 규칙 지배적(rule-governed)인 언어능력(competence)으로 규정하고, 구체적인 상황에서의 '언어 사용'을 상황 의존적(context-dependent)인 언어수행(performance)으로 규정하면서 언어학의 일차적인 연구대상에서 언어수행을 제외한 이래, 이에 대한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이 가운데 Dell H. Hymes(1970:279, 1971:12, 1972:281)는 언어능력을 '언어 사용에 관한 지식'으로 규정하고, 이를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ve competence)이라고 명명하였다.

 

1.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formally possible.

2.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feasible in virtue of the means of implementation available.

3.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appropriate(adequate, happy, successful) in relation to a context in which it is used and evaluated.

4. Whether (and to what degree) something is in fact done, actually performed, and what its doing entails.

 

Hymes의 의사소통능력이란 형식적인 규칙에 관한 문법적 지식은 물론, 기억과 인지에 관한 심리적 지식, 상황 적합성에 관한 사회문화적 지식, 실제 사용 가능성에 관한 실용적 지식 등을 두루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이후 Michael Canale & Merrill Swain(1980: 29-30)에 의해 4가지 하위 영역으로 보다 세분화되었다.

 

1. grammatical competence : mastery of the language code

2. discourse competence : mastery of how to combine grammatical forms and meanings to achieve unity of a spoken or written text

3. sociolinguistic competence : appropriateness of utterances with respect to both meaning and form

4. strategic competence : mastery of verbal and non verbal communication strategies used to compensate for breakdowns in communication, and to make communication more effective. - Michael Canale & Merrill Swain

 

이 가운데 문법적 능력이란 어휘, 음운, 언어 규칙에 관한 지식을 의미하고, 사회언어학적 능력이란 주어진 대화 상황에서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담화적 능력이란 발화를 의미와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책략적 능력이란 불완전한 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한편 Lyle F. Bachman(1990:85~87)은 의사소통능력을 언어 능력(language competence)과 전략적 능력(strategic competence), 심리 생리적 기제(psychophysiological mechanism)로 세분하였다. 이 가운데 언어능력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구체적인 언어정보에 관한 지식을 뜻하고, 전략적 능력은 의사소통의 맥락에서 언어능력을 구성하는 하위요소를 제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하는 정신능력(mental capacity)을 의미하며, 심리 생리적 기재는 언어사용을 하나의 물리적 현상(음성)으로 실행하는 데에 관여하는 신경학적이고 심리적인 과정(physical mechanism)을 가리킨다.

 

1. 언어능력(language competence)

 a. 구조적 능력(organisational competence)

  1) 문법적 능력 : 어휘, 형태, 통사, 음운/철자(grammatical competence : vocabulary, morphology, syntax, phonology/graphology)

  2) 구문적 능력 : 응집성, 수사적 구조(textual competence : cohesion, rhetorical organisation)

 b. 화용적 능력(pragmatic competence)

  1) 언표내적능력 : 관념적 기능, 의미적 기능, 발견적 기능, 상상적 기능(illocutionary competence : ideational, meaning, heuristic, imaginary function)

  2) 사회언어적능력 : 변이 또는 방언형, 언어사용역, 수사적 표현, 문채(sociolinguistic competence : dialects or varieties, registers, rhetoric, figures of speech)

2. 전략적 능력 : 평가구성요소, 입안구성요소, 실행구성요소(strategic competence : assessment components, planning competence, execution components)

3. 심리생리적 기제 : 시각적인 통로와 청각적인 통로, 표현적인 방법과 수용적 방법(psychophysiological mechanism : neurological and psychological processes involved in the actual execution of language as a physical phonomenon characterize the channel -visual channel, auditory channel- and mode -receptive mode, productive mode- in which competence is implemented.)

 

Henry G. Widdowson(1978:12)에 따르면 의사소통능력이란 단순히 기억 속의 항목을 조합하거나 편집하는 능력이 아니라, 전략의 집합 혹은 언어 사용 규칙에 관한 공유 지식을 기술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말이든 글이든 간에 대화 참여자가 문맥 내에 사용된 언어 요소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창조적인 과정이다.

 

"Communicative competence is not a compilation of items in memory but a set of strategies or creative procedures for realizing the value of linguistic elements in context of use, an ability to make sense as a participant in discourse, whether spoken or written, by the skillful development of shared knowledge of code resources and rules of language use."

 

Savignon(1983:9)은 "의사소통능력은 절대적이 아니라 상대적이며 관여한 모든 참여자들의 협조로 좌우된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우리가 Chomsky의 초기의 논문에서 본 바와 같이 인간내부의 구성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뜻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둘 이상의 개인이 행하는 뚜렷한 언어수행으로서 만이 검토될 수 있는 동적인 인간과 인간과의 구성개념이다. 이들의 개념들을 종합해 볼 때, 의사소통능력이란 사회·문화 공동체에서 그 일원이 가져야 할 언어자체에 대한 지식과 능력뿐만 아니라 사회적 맥락에서 사용되는 말의 규칙에 대한 지식과 사용능력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실제상황에서 언어를 활용하기 위한 지식과 능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또 자율적이고도 적절한 언어활동 능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의사소통의 필요성이 존재하는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해서 적절한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 적합한 문법적 요소와 어휘요소를 선택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참여프레임워크(participation framework)

 

“participation framework.” When a word is spoken, all those who happen to be in perceptual range of the event will have some sort of participation status relative to it. The codification of these various positions and the normative specification of appropriate conduct within each provide an essential background for interaction analysis-whether(I presume) in our own society or any other. - Goffman(1974, 1981:3)

 

참여 프레임워크란 발화행위와 관련된 발화자의 역동적인 역할을 설명하는 개념으로서, 발화자의 구체적인 ‘참여 지위(participation status)’를 명시한 것이다. Goffman(1981:144~147)에 따르면, 발화자가 수행하는 참여 지위에는 ‘발화자(animator)’, ‘창작자(author)’, ‘주도권자(principal)’, ‘대상(figure)’ 등 4가지이다. 발화자란 발화행위 과정에서 말을 한 사람이고, 창작자란 어휘선택, 어순배열 등 메시지 가공에 관여한 사람이며, 주도권자란 발화의 지위와 믿음과 관련하여 발화를 책임지는 사람이고, 인물이란 발화 속에 투영된 사람이다.

 

 

카네만의 휴리스틱스와 바이어스(heuristics and bias)

 

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적인 행동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간의 행동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오히려 모순으로 가득 차 있다.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를 '휴리스틱스와 바이어스(heuristics and bias)’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휴리스틱란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주먹구구식의 의사결정 방식을 가리키는 말이고, 바이어스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의사결정의 편향성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곧 화자와 청자가 주고받는 언어적 의미가 부분적(partial)이고 제한적임을 의미한다(Van dijk & Kintsch, 1983:81)."

 

쿠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이론

 

고대 로마의 교육사상가인 쿠인틸리아누스(Marcus F. Quintilianus)는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발견되는 언어 사용상의 의도적인 오류를 수사학적인 관점에서 정리하였다. 그는 어휘 차원의 오류(Barbarismus)와 통사 차원의 오류(Soloecismus)를 구분하고, 어휘 차원의 오류를 다시 단어상태론과 단어전이론으로 구분하였다. 단어상태론에서는 첨가, 삭제, 대체, 교환을 다루었고, 단어전이론에서는 은유, 환유, 제유, 의성어, 알레고리(allegoria), 완곡어법(periphrasis), 과장법(hyperbole)을 다루었다. 또한 통사 차원의 오류에서는 첨가, 삭제, 대체, 교환을 다루었다. 쿠인틸리아누스의 이론이 현대적으로 조명을 받게 된 것은 Heinrich Lausberg(1963)에 의해서이다.

 

안재원(2003), Barbarismus와 Soloecismus 현상에 대하여, 한국언어학회 2003년 여름학술대회.

 

 

텍스트언어학(text linguistics)

 

텍스트 언어학은 문장보다 큰 단위인 텍스트를 연구하는 언어학의 한 갈래로서, 1960년대 중반 이후 독일에서 논의가 시작된 언어학 이론이다. 텍스트 언어학은 개별 텍스트를 분석함으로써 텍스트 일반의 텍스트성(texttuality)을 규명하고자 한다. 물론 텍스트란 단순히 문장 연쇄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일정한 형태의 의사소통적 발화체(communicative occurrences)를 가리킨다.

이와 관련하여 로베로 드 보그랑드 & 볼프강 드레슬러(Robert de Beaugrande & Wolfgang Dressler, 1981)는 텍스트성의 7가지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Klaus brinker(1985)는 응결성과 응집성을 구분하지 않고 응집성을 문법적, 주제적, 화용적, 인지적 측면으로 세분한다.

 

1. 텍스트적 요인 : 응결성(cohesion), 응집성(coherence)

2. 심리적 요인 : 의도성(intentionality), 용인성(acceptability)

3. 사회적 요인 : 상황성(situationality),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

4. 정보처리적 요인 : 정보성(informativity)

 

국내에서는 의사소통 중심의 언어 교육을 표방한 제6차 교육과정(1992년~1998년)에서부터 텍스트언어학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최근 보그랑드(1997)의 'New Foundations for a Science of text and discourse'에서 종래의 텍스트언어학이란 용어를 대신하여 텍스트-담화 과학(science of text and discours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부터 텍스트언어학을 확대하는 의미에서 텍스트 과학이란 용어가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텍스트언어학을 대화언어학과 구분하려는 시도가 일고 있다.

 

암스테르담대학 Van dijk 교수 홈페이지

김태옥·이현호 역, 담화텍스트언어학입문, 양영각.

정시호 역(1995), 텍스트학, 민음사.

 

 

푸코의 주체 개념

 

하버마스에게 인간은 대화와 토론을 거쳐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줄 아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존재로 비쳤다. 반면 푸코에게 인간은 죄수나 환자처럼 감옥이나 병원에 얽매인 담론적 구성물에 지나지 않았다. 즉 그에게 인간의 주체 의지란 권력의 발명품에 불과하다. 따라서 푸코는 자율적인 주체를 부정한다. 자율성의 근거인 근대적 이성이란 결국 자신에게 적합하지 않은 '타자'를 차별하고 테러하는 폭력이기 때문이다.

 

 

화용의미론

 

화용의미론은 언어가 사용되는 상황의 의미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즉 일반의미론이 주로 의미의 구조를 언어능력(competence)이라는 차원에서 연구한다면 화용의미론은 언어의 사용을 언어수행(performance)이라는 차원에서 연구한다. 화자가 어떤 생각이나 감장을 전달하기 위하여 그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것을 설명해주는 이론이다. 그러므로 이 이론은 문어보다는 구어에, 그리고 개념이나 논리보다는 상황에 더 관심을 두며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한다. 의미의 단위도 종래의 어휘나 문장 단위뿐만 아니라 더 큰 단위인 담화를 대상으로 한다. 언어의 구조를 다루는 기술언어학 또는 구조언어학적인의미론이 주로 언어 공동체의 언어 동질성을 전제한다면 화용의미론은 언어의 다양성을 전제로 한다. 즉 언어의 형식이나 의미가 반드시 1:1로 대응하지 않으며 화자와 청자의 여러 가지 심리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화용의미론의 철학적 배경을 보면 안어의 의미를 용법에서 찾고자 한 Wittgenstein(1921, 1958)의 용법설(Use Theory)과, 소위 런던학파의 태두인 Milinowsky(1936)와 Firth(1951)에 의해 상황맥락의 중요성이 강조된 맥락이론(contextual theory), Austin(1962)과 Searle(1969) 등의 화행이론으로 발전해 왔으며John Grice(1975)의 협력의 원리, Kate(1980), Levinson(1983) 등의 화용론 등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박영순(2004), 한국어의미론, 고려대학교출판부.

 

화행론(speech act theory)

 

화행론은 "일상 언어로 돌아가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등장한 일상언어학파(Oxford School)의 Austin(1962)과 Searle(1969)에 의해 체계화되었다(Schiffrin, 1994:47~ 96). 이 이론은 이전까지의 논리실증주의 철학이나 구조주의 언어학이 '언어의 구조'와 '체계성'에 주목한데 반해, '언어의 기능'과 '적절성'에 주목하였다. 즉 언어의 '규칙'보다 '사용'이라는 측면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언어 사용의 목적을 말(to say things)이 아니라 행위(to do things)로 인식하였다. 이 때문에 언어행위이론이라고도 한다. 화행론은 생성문법의 자율적 통사론이나 객관적 의미론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칙 예외적인 언어 사용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상 언어를 분석할 수 있는 연구 방법론으로 주목을 받았다.

Austin(1962 : 14~15)은 초기 이론에서 발화 유형을 참 또는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서술문(constative)과 적절 또는 부적절을 판단할 수 있는 수행문(performative)으로 나누고, 이러한 구분을 좀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이 가운데 발화가 곧 행위를 뜻하는 수행문에 초점을 맞춰 수행문 표지(수행동사, 일인칭 주어, 현재시제)의 유무에 따라 수행동사가 발화수반행위를 명시적으로 언급해 주는 명시적(explicit) 수행문과 수행동사가 사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덜 명시적인 암시적(implicit) 수행문을 구분하였다. 아울러 수행문의 적절성 조건(felicity conditions)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A. 발동조건

(i) 관습적인 효력이 있는 용인된 관습적 절차가 존재해야 한다. 여기에서 절차란 특정한 사람이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한 말을 발화하는 행위이다(There must exist an accepted conventional procedure having a conventional effect, that procedure to include the uttering of certain words by certain persons in certain circumstances, and further,)

(ii) 특정한 사람과 상황은 특정한 절차를 발동하는데 적합해야 한다(the particular persons and circumstances in the given case must be appropriate for the invocation of the particular procedure invoked)

B. 집행조건

(i) 모든 참여자가 그 절차를 정확하게 실행해야 한다(The procedure must be executed by all participants both correctly and)

(ii) 모든 참여자가 그 절차를 완전하게 실행해야 한다(completly)

C. 성실조건

(i) 그 절차가 특정한 생각이나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고려되었거나 또는 참여자가 특정한 결과적 행동을 확정하는데 이용될 경우, 참여자는 그와 같은 생각이나 감정을 실제로 가져야 하며, 아울러 스스로 그렇게 할 의도를 갖고 있어야 한다(Where, as often, the procedure is designed for use by persons having certain thoughts or feelings or for the inauguration of certain consequential conduct on the part of any participant, then a person participating in and so invoking the procedure must in fact have those thoughts or feelings, and the participants must intend so to conduct themselves, and further)

(ii) 참여자는 그 후에 그렇게 행동해야 한다(must actually so conduct themselves subsequently)

 

위의 적절성 조건 가운데 조건 A, B를 지키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는 행동이 성취되지 않은 불발행위(misfire)라 하고, 조건 C를 지키지 않은 부적절한 행위는 불성실한 남용행위(abuse)라고 한다.(Austin 1962:18) 즉 조건 A, B는 발화의 적합성, 정확성, 완전성을 요구하며, 조건 C는 성실성을 요구한다.

그러나 수행문이 서술문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Austin(1962:98~101)은 후기 이론에서 발화를 인간 행위의 한 유형으로 인식하여 발화 유형을 크게 발화행위(locutionary act), 발화수반행위(illocutionary act), 발화효과행위(perlocutionary act)로 수정하였다. 발화행위는 발화가 이루어지는 물리적인 행위를, 발화수반행위는 발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주장이나 명령, 약속, 축하, 질문, 경고 등과 같은 관습적인 행위를, 발화효과행위는 발화 결과로서 확신이나 설득, 단념 등 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가운데 '설득'을 '발화효과행위'로 분류한 것은 발화수반행위인 '주장'과 발화효과행위인 '설득'을 인과관계로 파악하였기 때문에 생겨난 결과로 보인다. 즉 '과정으로서의 설득'보다는 '결과로서의 설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설득의 의미를 매우 좁게 생각한 것으로서 '주장으로서의 설득'을 간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Searle(1979:2~9)에서 제안한 화행의 분류 기준만으로는 자연언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많은 화행을 모두 기술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강창우, 2002:203), 기존의 분류가 지나치게 화자 중심적인데다가 시작 화행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응 화행을 제대로 기술하기 어렵다(박용익, 2001:107~109). 그 결과 1980년대 초부터 화행을 화자와 청자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하려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어졌다. 이 가운데 Rolf(1983)에서 논의된 확언 화행(박용익, 2001:85~88)은 시작 화행보다 대응 화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Rolf(1983)에서는 확실성의 정도에 따라 주장의 유형을 '확언-주장-추측' 등으로 나누고, 주장에 대한 대응 화행으로서 '긍정, 동의, 인정, 반론, 부정, 반박' 등의 형태를 세분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시사토론 대화를 연구하는 데도 매우 유용하다. 또한 Cleef(1991)에서 논의된 정표 화행은 청자의 감정 상태에 초점을 맞춰 화자에게 공감과 반감을 표시하는 화행(박용익, 2001:99~103)으로서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작 화행과 대응 화행의 구분은 없지만 화자의 주장에 대한 청자의 반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대응 화행으로 분류할 수 있다. Cleef(1991)에서는 정표 화행으로 '칭찬, 과시, 사과, 조롱' 등을 세분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점은 시사토론 대화의 대응 화행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장석진 역(1990), 오스틴 : 話行論, 서울대학교 출판부.

이건원 역(1987), 언화행위, 한신문화사.